우리는 거대한 산맥이나 고층 빌딩 숲 사이에서도 라디오를 듣고 전화를 사용합니다. 직진하는 성질을 가진 파동이 어떻게 장애물 뒤편까지 도달하는 것일까요? 그 핵심은 바로 전파의 '회절(Diffraction)'에 있습니다.
모서리에서 휘어져 들어가는 이 현상은 현대 무선 통신 인프라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물리적 기초입니다. 전파가 장애물을 만났을 때 단순히 차단되지 않고 그 경계면을 따라 굽어지는 현상은 파장이 길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라디오 전파는 가시광선보다 훨씬 긴 파장을 가지고 있어 거대한 지형지물을 효과적으로 우회하며 우리에게 신호를 전달합니다.

"전파 회절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신호를 보내는 무선 통신의 마법과도 같은 원리입니다."
- 산악 지형: 높은 산봉우리를 넘어 반대편 골짜기까지 신호 전달
- 도심 환경: 고층 빌딩 사이의 좁은 골목과 건물 내부로 전파 확산
- 주파수 특성: 주파수가 낮을수록(파장이 길수록) 회절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
주파수가 낮을수록 강력해지는 회절의 마법
많은 분들이 산간 지역이나 건물 숲 사이에서 "왜 FM보다 AM 라디오가 더 잘 들릴까?"라는 의문을 가지곤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파의 물리적 성질상 주파수가 낮을수록(파장이 길수록) 회절 현상은 더욱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발생하여 장애물을 유연하게 극복하기 때문입니다.

파장과 장애물 크기의 밀접한 상관관계
물리학적으로 회절 효율은 장애물의 크기가 파동의 파장과 비슷하거나, 파장이 장애물보다 더 길 때 비약적으로 높아집니다. 수백 미터에 달하는 AM의 파장은 거대한 산조차도 마치 작은 돌멩이처럼 여기며 부드럽게 타고 넘어갑니다.
주파수별 파장 및 회절 특성 비교
| 구분 | 주파수 대역 | 대략적 파장 | 회절 능력 |
|---|---|---|---|
| AM 방송(중파) | 535~1605 kHz | 약 200~600m | 매우 강력 |
| FM 방송(초단파) | 88~108 MHz | 약 3m | 보통 |
| 5G 통신(밀리미터파) | 24 GHz 이상 | 수 mm ~ 수 cm | 매우 약함 |
장애물의 형태와 환경이 결정하는 전파의 경로
회절은 단순히 주파수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파동이 마주하는 장애물의 기하학적 형상과 주변 대기 환경은 도달 범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입니다.

칼날 회절(Knife-edge) 이론
장애물의 끝부분이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질 때 발생하는 '칼날 회절'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전파가 이 지점에 닿는 순간, 해당 지점은 새로운 2차 점파원이 되어 전파를 사방으로 재방사합니다.
빌딩 옥상이나 산맥의 능선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여 가시거리 밖의 수신기에 신호를 전달하는 가교가 됩니다. 모서리가 예리할수록 회절파의 확산 범위는 더욱 넓어집니다.
회절 효율을 결정하는 환경 요소
- 프레넬 존(Fresnel Zone): 장애물의 침범 정도에 따른 신호 감쇄
- 대기 굴절률: 습도와 온도에 의해 지표면으로 휘어지는 경로 변화
- 덕팅(Ducting): 특정 기상 조건에서 발생하는 초장거리 전파 수신 현상
초고주파 시대, 전파 회절의 한계를 넘는 기술
최근 5G와 6G 등 초고주파 통신이 부상하면서, 직진성이 강한 초고주파의 회절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되었습니다. 파장이 짧아질수록 장애물을 휘어 감는 성능이 저하되어 통신 음영 지역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지능형 반사판(RIS)과 빔포밍
현대 기술은 물리적 한계에 순응하지 않고 능동적인 제어를 택했습니다. 지능형 반사 표면(RIS) 기술은 전파가 회절되지 못하는 곳으로 신호를 인위적으로 유도하며, 초정밀 빔포밍을 통해 신호를 집중시켜 회절 손실을 보상합니다.
| 대역 구분 | 회절 성능 | 주요 전략 |
|---|---|---|
| 저주파(AM/FM) | 매우 우수 | 자연 회절 활용 |
| 초고주파(5G/6G) | 매우 낮음 | RIS, 빔포밍, 기지국 밀집화 |
무선 연결을 완성하는 숨은 공로자, 회절의 가치
전파의 회절은 단순히 파동이 굽어지는 현상을 넘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우리를 연결하는 '초연결 사회'의 핵심 동력입니다. 낮은 주파수의 뛰어난 회절력은 재난 상황이나 산악 구조 등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엔지니어들은 복잡한 회절 손실을 정밀하게 계산하여 인프라 비용을 절감하고 네트워크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자연이 선사한 이 물리적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는 더 완벽한 심리스(Seamless) 연결을 실현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전파 회절 FAQ
Q1. 주파수가 높으면 왜 회절이 안 되나요?
회절은 파장이 장애물 크기와 비슷하거나 길 때 잘 일어납니다. 고주파는 파장이 매우 짧아 모서리를 휘감기보다는 표면에 부딪혀 반사되거나 흡수되는 성질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Q2. 건물 안에서 라디오가 끊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원인은 콘크리트 벽의 투과 손실입니다. 다만 창문 틈새나 복도 모서리를 통해 전파가 회절되어 유입되므로, 위치를 조금만 옮겨도 수신 상태가 개선될 수 있습니다.
Q3. 날씨가 회절에 영향을 주나요?
기온과 습도 변화는 대기 밀도를 바꿔 전파의 입사각을 수정합니다. 이로 인해 장애물에 도달하는 경로가 변하며 결과적으로 회절 효율이나 수신 반경에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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